퇴근길 사색 하나
퇴근길 사색 하나
어제 출근길 기록을 남겼는데 지금은 퇴근길 기록을 버스 첫차에서 남긴다. 오늘은 근 열흘을 함께 해온 추석특별기간 100여명의 알바들과 작별을 하는 날이었고, 연령대는 군입대 준비 휴학생부터 오십대 중후반 아재들까지 다양하였다. 그중 저녁때 내옆에 붙어있던 휴학생은 자기 엄빠 나이가 나랑 비슷해 선생님으로 믿고 따라서 물건들 쌓는것부터 잘 챙겨주니 인스타그램 친구도 맺고 감사해하며 인사하고 떠나갔다. 나는 운동겸 생활비겸 해서 시작해 우체국 소포분류 공무직으로 일한지 어언 7년이 다 되어가고, 비록 그러할지라도 가장 신속 정확 깔끔한 일처리로 알려진 고참 직원들 중 한명이다.
이 여름에 일하다보면 팔다리가 아플때도, 땀범벅이 될때도 많았지만, 나는 그냥 책임감 하나로 서 있었고, 홍익인간 정신으로 널리 동료 직원들을 이롭게 하기 위해 수시로 바뀌는 배치표부터 남들보다 일찍 출근해 먼저 사진을 찍어 수십명에게 배려차원에서 카톡 공유한지 어언 3년은 된듯하다. 일이란 미리 알고 있으면 실수가 최소화되기 때문이며, 근 백여명이 함께하는 야근일에 나만 잘해서도 안되고 함께 잘 해야 보람이 있고 일도 빨리 잘 마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중요한 건, 난 식사 시간이나 휴게시간에 늘 SNS에 정통 영어 선생으로써의 나라는 브랜드와 내 책들과 노력의 결과물들을 알리고자 손바쁘게 움직여 작업을 하고 공유를 한다. 그래서 난 늘 바쁘다. 근 십년이 넘는 나를 알리기 위한 노력들은, 처음엔 날 이외수 공지영 등의 베스트셀러 작가들과 맞먹는 인기작가로, 수년후 입학한 대학원 홍보대사로, 최근엔 다시 준공인으로써의 나를 대하는 시선들을 느끼게 한다.
나는 늘 가장 어두운 새벽을 견뎌내고, 가장 밝은 아침해를 보며 퇴근하는 것을 보람으로 자랑으로 인생의 교훈으로 느껴왔다. 나는 아직 그냥 독거노인처럼 혼자 지내는 싱글남일뿐이지만,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고픈 홍익인간의 정신만은 늘 깊게 간직하며 지내기에 오늘도 나는 그러한 가치 하나 이룰 수 있길 소망한다.
#홍익인간 #퇴근길사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