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근무 퇴근후의 사색
토요근무 퇴근후의 사색
다섯시부터 아홉시 반경까지 토요근무 를 하고 왔다. 누군가들은 영어공부만 평생 해온듯한 사람이 무슨 엉뚱한 일 하는지 의아해 할수도 있겠으나, 그건 모르고 하는 소리이다. 내 스스로 영어를 지독시리 팠다는 의미는, 무엇이든 주어진다면 지독시리 잘 해내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한다는 것이다. 실지로 난 작년 내내 남들 다 쓰는 연차 ㅡ 많게는 15일이상, 적게는 5,6 일 쓰는 ㅡ를 하루도 쓰지 않고, 한번의 지각도 없이 주어진 공동업무를 성실히 완수하였다.남들보다 더 일찍 출근하고 똑같이 퇴근하며, 다른 직원들 꺼리는 토요근무를 1년 넘는 시간 동안 대타로 근무 해주며, 본인근무까지 해낸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다. 실지로 오늘도 친한 형님 주말에 편히 쉬시라고 대신 한 근무였다.
노가다 같으면서도 노가다가 아니고, 노가다 아닌것 같으면서도 노가다인 것이 지금의 일이니, 내 옛 어린 시절, 넷, 수경 박원길!!! 외치던 경찰기동대 시절 몸으로 체득된, 신속 정확 깔끔의 원칙이 지금 이 시기의 내가 몸담은 공공기관 뿐만이 아니라, 모든 행정부서에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다. 특히나, 요즘처럼 코로나19 로 인한 비상시국에는 더욱 그럴 것이다.각종 의심자들 및 확진자 파악하고 연락 취하고 등등 매순간 전쟁이니 오죽하면 과로사한 공무원까지 생겼겠는가? 그리고 대구에 있는 수많은 의사와 간호사들까지 한치의 실수도 허용되지 않는 긴장된 환경에 있는 것이다.
알기쉬운 비유를 들어보겠다. 큰 지하철 역사의 평평한 바닥 에스켈레이터가 허리춤 높이 정도에서 작동되고 있고, 그 위에 수백가지의 제품들이 움직이고 있다. 새우깡 콜라 홈런볼 초코파이에다가
.안성탕면 너구리 짜파게티 진라면 등등이 있고, 그 사이사이엔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S시리즈가 1부터 20까지 움직이고 있고,LG 것들도 있다. 그러다가 두세시간 뒤엔 각종 티비며 컴퓨터에 세탁기 등 온갖 큰 물건들이 작업자 쪽으로 잉잉 기계소리 둔탁하게 내며 오고있다. 작업자는 그 많은 상품들을 농심이면 농심, 오리온, 삼성, LG, 팔도 등 수십여 회사별로 정확히 집어서 분류해내고 그 물건들을 보기좋게 잘 담거나 쌓은후 바코드 스캔 체크를 일일이 해야한다 그 시간들이 보통 평일 열두시간 이상이며 초저녁부터 버스 첫자 지나다니는 시간까지이다. 특히나 새벽에는 1시간 20분 동안 제품들만 째려보고 있다가 잠깐 쉬고, 그 작업이 세네번 반복된 후 퇴근을 한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수많은 작업들 중 하나의 성격이 이러하다.그래서 2년은 지나야만 할만해 진다고들 하니, 결코 쉬운 건 아니다.
그럼 굳이, 잠 못 자고 피곤해 보이는 이 일을 왜 하는가?
첫째, 공부만 하다온 내 자신의 껍질을 깨고, 사람들과 겸손되이 섞이고 싶기 때문이다.
둘째, 나를 도와 준 분들에게 그 마음의 빚갚음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셋째, 도움만 받았었는데 이젠 도움을 주고 싶기 때문이다
넷째, 내 자신만의 공부를 휴일 만큼은 편히 해나가고 싶기 때문이다
다섯째, 체력적으로 도움이 많이 되기 때문이다.
여섯째, 마스크부터 해서 운동복이나 양말, 겨울 점퍼부터 양복, 휴지부터 냄비 등 여러 생필품이라 할만한 것들을 굳이 생돈 들여가며 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곱째, 정기건강검진을 통해 나의 신체나이가 30대 청년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여덟째, 군대로 치면 말년병장이나 수경 쯤인 나는, 일하면서 함께 식사도 잘하고, 화장실도 휴지도 지하철역처럼 편하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아홉째, 열린 실내 운동장같은 백미터 달리기도 할만한 큰 환경에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더우나 추우나 상관없이 하루라도 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열번째, 코로나 바이러스 로 개학도 늦어, 식당도 잘 안되고 자영업 힘들고, 경기최악 같은 요즘 , 오히려 신나게도(?) 더 일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단, 내게 필요한 것은 충분한 휴식과 영양섭취이다. 30대엔 배가 나와 고민이었으나 40대엔 배가 없어 고민인듯. 사진은 요즘 저녁 열한시쯤 식사하는 바탕골 가게의 5인분 저녁식사이다 밥 팀 인원은 5명.평상시 말없고 진지해 보이기만 하는 내가 갑자기 이 팀의 마스코트 겸 개그맨이 되어버린듯.결론은, 세상은 존중과 배려, 겸손함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가, 당잠 보이는 가치들보다 더 중요한 것임을 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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